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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 성격의 명예퇴직은 무효

ezkyungli 2006-06-22 12865

사측이 제한조건이 까다로운 정리해고 대신 비교적 손쉬운 명예퇴직을 강권해 사직시킨 것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이근윤 부장판사)는 LG카드 해고자 이 아무개씨 등 127명이 “회사가 명예퇴직을 강요해 사실상 해고됐다”며 낸 해고 무효 확인 소송에서 이씨 등 113명의 해고는 무효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씨 등은 지난 2003년 11월 경영난을 이유로 한 사측의 강권에 따라 명예퇴직신청서를 작성한지 하루만에 사직됐으며, 이에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씨 등은 사측이 위법한 해고를 회피하기 위해 명예퇴직신청서 제출을 요구함에 따라, 명예퇴직 대상자로 선정된 구체적인 이유도 제시받지 못한 채 어쩔 수 없이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이씨 등의 퇴직은 자발적인 사직 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라, 실질적 사직 의사가 없는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를 사용자가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해 종료시킨 것으로 사실상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명예퇴직이 사용자에 의한 해고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일방적 근로관계 종료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 △사용자가 해고제한 법리를 회피하려는 탈법적 의도를 갖고 명예퇴직을 권유했는지 여부 △회사 상황 △대상자 선정의 공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2003년 당시 회사가 5조 6천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는 등 정리해고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은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정리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위한 나머지 요건들을 모두 갖추지 못해 해고는 무효”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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